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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핵데이라는 해커톤을 통해 전환형 인턴 -> 정규직 전환의 이야기를 남긴 지 어느덧 2~3년 정도가 흘렀다.

2019.10.02 - [Life] - 네이버 2차(최종) 면접 + 정직원 전환 후기

 

네이버 2차(최종) 면접 + 정직원 전환 후기

후기에 앞서.. 면접이 너무 어려웠고, 면접 후에 결과가 나오기까지 머릿속으로 '내가 왜 그렇게 대답했지' 라거나, '아.. 이건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어쨌든 감사

readystory.tistory.com

처음에는 큰 생각 없이, 당시의 나의 느낀점과 경험을 기록하고자 작성한 것이었는데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고 1년 정도는 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차지하는 포스팅으로 자리 잡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의 첫 이직을 기념하며(?) 어떤 마음으로 이직을 준비하게 됐고, 그 과정이 어땠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합류한 당근마켓에서 약 4개월 간 경험한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왜 네이버를 2년도 안 다니고 나온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이버가 안 좋은 회사여서 나온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내 주변에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지인이나 후배들이 있다면 주저 없이 네이버 카카오를 첫 회사로 추천한다. (당근에 와서 더욱 그걸 느꼈다.) 다만 내 욕심을 채울 수 있는 업무 환경은 아니란 판단이 섰을 뿐이다.

네이버에서 내가 있던 팀의 리더님과 내 사수님도 다 너무 좋은 분이셨고, 덕분에 인격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고 신입인데도 불구하고 나를 믿어 주시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게 도와주셨다.

 

그럼 왜 나왔냐? 아무래도 내가 가장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개발만 잘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다. 나는 사업적으로도 관심이 많고 개발도 잘 하고 싶은 사람인지라 좀 더 기획적으로도 참여하고 싶었고 내가 만드는 서비스가 유저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으나 네이버는 워낙 대기업이고, 내가 속해있던 광고 조직 특성상 기획적으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제한됐었다. 그래서 조금 더 작은 규모의 회사에 있으면 내가 원하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항상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작년 하반기에 매쉬업이라는 아이티 동아리에 참여했었는데, 당시에 놀랐던 것은 동아리인데도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봐야 했던 것이었다. (귀찮아서 포기할 뻔..)

하지만 결과적으로 동아리 활동은, 코로나로 인해 많이 다운되어 있던 에너지를 확실히 끌어올려 줬고 처음에는 대학생 위주의 동아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주니어 개발자들도 꽤 있었어서 자극도 많이 받았었다.

같이 동아리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보다 젊고 에너지 넘치는 회사에서 일한다면 더 재밌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급발진해서 바로 이직 준비에 들어갔다.

 

그럼 왜 당근마켓이야?

사실 이직을 준비하면서 여러 개의 회사를 지원했다. 지원한 회사를 선정함에 있어서 나름의 기준이 있었는데, 시리즈 C 이상의 투자 유치 또는 유니콘 이상의 기업이었다. 아무래도 네이버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IT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보니 엄청 큰 규모의 회사에서 갑자기 너무 작은 스타트업으로 업무 환경이 바뀌어버리면 적응하기가 힘들 것 같기도 했고, 아직 경력이 짧다 보니 현실적으로 갑자기 큰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는 환경보다는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환경에서 내가 가장 높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유니콘(1조 기업가치) 이상이면서, 각 회사의 서비스 중 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로 추려서 지원했었고 감사하게도 채용 프로세스가 너무 느려서 스스로 채용 포기한 회사를 제외하고서는 모든 회사에 합격했다.

나는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회사도 나를 평가하지만 나도 회사를 평가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었다. 채용 프로세스가 얼마나 합리적인지, 면접관의 태도나 질문 수준은 어떠한지, 해당 회사의 일하는 문화나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 등을 토대로 내 마음속에서 지원한 회사들의 순위를 정했었다.

 

최종적으로 고민한 회사는 당근마켓과 두나무.

두 회사 모두 면접 경험이 정말 좋았고, 해당 회사에 재직 중인 지인을 통해 얘기를 들어봐도 둘 다 너무 좋은 회사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직원이 남에게 자기 회사를 칭찬하기란 쉽지 않기에)

공개적으로 작성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자세히는 적지 않겠지만, 지금 나의 경력과 내가 더 높은 역량을 발휘하기에 좋은 환경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당근마켓을 선택하게 되었다.

 

당근마켓은 어때?

현재 기준으로 당근마켓에서 근무한 지 4개월 정도 됐는데, 거짓말 안 하고 이직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100번도 넘게 했다. 그만큼 회사 분위기, 문화, 내게 주어지는 역할 등이 만족스럽다. 컬처핏 면접의 영향인지, 그냥 원래 스타트업에 이런 분들이 많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에서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밝은 성격의 소유자가 정말 많고 다들 따뜻하고 친절하면서 각자 맡은 일에 오너십이 강한 분들이 많다.

 

유저에게 따뜻한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회사의 방향성에 맞게, 내부 문화도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노력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그런가 업무를 하면서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잘 없고 우리가 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 의견 충돌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회사 내부에서는 "신뢰와 충돌"이라고 부르는데, 얼마 전에는 우리가 신뢰와 충돌을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고, 잘 동작하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도 있었다. 물론 100 이면 100 모든 것이 좋기만 하고 훌륭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많은 부분에서 업무적으로나 업무 외적으로 만족하고 있어서 앞으로 당근에서의 경험이 더욱 기대된다.

 

최근 회사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채용을 하고 있는데, 내가 입사할 당시인 4개월 전만 해도 직원 수가 200명 정도였는데 4개월 만에 50% 늘어나 지금은 300명 규모가 됐다. 아무래도 300명 규모가 됐을 때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통을 겪는다곤 하는데, 당근마켓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최근 들어 조직구조 개편과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고민(회의가 너무 많음) 등을 내부적으로 진행하면서 이 성장통을 잘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다. 낙천적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과도기를 겪을 수 있는 것도 정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한 편으로는 기대하고 있다.

 

내가 안드로이드 개발자다 보니, 안드로이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당근마켓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사업 과제를 해내는 목적 조직(중고거래팀, 동네생활팀 등)과 안드로이드 관련해서 한 팀을 이루는 기능 조직(안드로이드 챕터)에 속해서 일을 하게 된다. 안드로이드 챕터가 어떤 문화에서 일하고, 어떻게 협업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여기에 다 서술하는 것은 맥락을 벗어나는 일 같아서 작년 말에 진행했던 채용 설명회의 유튜브 링크를 첨부한다.

https://youtu.be/yHlGT1DVofE

 

한 가지 좋은 점은, 당근 마켓의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모두 기술적으로 지식수준도 우수하고 트렌드에 관심도 많고 공유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아 있어서 기술과 관련해 논의하는 자리나 도전해보고 싶은 기술이 있을 때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이 정도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대한민국에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안드 챕터 동료의 소개로, GDG 행사에 패널로 나가는 경험도 할 수 있었는데 거기서 평소에는 발표를 보기만 하던 입장에서 직접 참여자로 행사에 함께 할 수 있는 경험을 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내 MBTI 는 ENFJ 인데 특히 파워 J 여서 인생에 대한 계획도 꽤나 구체적으로 세워뒀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개발 측면에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안드로이드 챕터에 좋은 동료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회사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 동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많은 우수한 분들을 모셔서 서비스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원래 내 이직 후기를 기록하려 한 것인데 최근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서 홍보 차원에서 채용 페이지도 남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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